학생중심교육센터

강원대학교 교육상

프로그램 내용

교육자로서 귀감이 되는 우수 교원을 발굴하여 포상하고,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교육활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제고하는 프로그램

개요
  • 대상 : 강원대학교 전임 및 비전임 교원
  • 선정방식 : 교원 수업평가 결과 및 온라인 추천 등을 고려하여 위원회에서 선정
  • 시상식 : 강원대학교 개교기념일

제16회 강원대 교육상 수상 소감문

  • 학부생
  • 개인
  • 강원대학교
  • 교육혁신본부 (033-250-7166)
제16회 강원대교육상 수상 소감문(김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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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강원대교육상 수상 소감문

                                                                                                                                                                           사범대학 일반사회교육과 김명정


교수가 해야 할 일은 크게 교육과 연구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대외활동과 봉사까지 해내는 교수라면 사회에 큰 기여를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앞의 두 가지만 충실히 하더라도 충분히 훌륭한 대학의 구성원이겠지요. 강원대학교 교육상은 교수에게 부여된 첫 번째 의무, 즉 ‘좋은 선생’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축하하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상한 입장에서 스스로 이런 평가를 하는 것이 낯간지러운 일이긴 하지만 자랑스럽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거칠고 미숙한 제 수업을 높게 평가해주신 선배 교수님들, 그리고 제 수업에서 고초를 겪었을 우리 학생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2017년 우리 학교에 부임했을 때, 새 학기 학습 지도안을 만들면서 색다른 기분을 느꼈습니다. 제가 맡게 된 수업들은 이미 여러 대학에서 오래 전부터 가르쳐왔던 과목들이었고, 당연히 교안도 이미 두텁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사 시절 정성스럽게 만들었던 그 교안들을 그대로 수업에 쓰기가 싫더군요.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 데도 말이죠. 비로소 만난 내 학생들에게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 실천은 다름 아닌 모든 학습 지도안을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 강의 지도안을 만들고, 수업에 적용하고, 결과에 따라 폐기하거나 보완하면서 한 해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선생으로서 나 자신과 내 수업을 반성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습니다. 지난 5년의 조교수 시절을 돌아보면서 제가 얻은 교훈은 크게 다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수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제할 수 없는 무수한 변수들과 씨름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대학의 수업은 학문의 자유가 보장됩니다. 금기 없이 다루어지는 사상과 이론, 자유롭게 표출되는 개인의 의견,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이야말로 대학 수업을 수업답게 만드는 요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업 환경은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엄청난 자유지만, 동시에 통제할 수 없는 곤란함을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고, 스스로의 논리를 언어로 표출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수자들이 느끼듯이 그것은 과도한 욕심일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불협화음은 종종 수업에서 예상치 못한 분위기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제가 겪은 가장 난감했던 상황은 다름 아닌 ‘교수의 눈을 피하는 학생들’이었습니다.

한 시간이건 두 시간이건 교수가 혼자 끌고 나가는 수업은 교수에게도 힘들고 학생에게도 무료합니다. 그래서 수업에서는 교수와 학생간의 상호작용이 필요하고, 흔히 질문을 통해 수업에 활력을 넣고자 합니다. 그런데 교수의 질문을 학생이 피해버리면 참 난감한 상황이 연출됩니다. 지금도 매 수업 겪는 불편함이고 여전히 이 상황을 다루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반대로 우리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문을 받는 ‘고초’를 겪고 있는 셈이지요. 해법을 찾기 위해 몇 가지 노력을 해 보았습니다. 질문을 던지려다 눈을 피하는 것을 보고 건네던 말을 주워 삼킨 적도 있고, 반대로 집요하게 쳐다보면서 기다리기도 해 보았습니다. 정답은 없더군요. ‘학생들 성향마다 적절한 대처법이 다 다르다.’가 제 결론입니다.

둘째, 그래서 제 수업이 모든 학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든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매 차시 수업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야 합니다. 훌륭한 수업이 되려면 설명은 명료해야 하고 참고 자료는 충분해야 하며, 예시는 쉽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강의 위주로 하면 구식이라는 평가를 받으니까 학생들이 적절히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활동도 가미해야 합니다. 이런 수업을 매 차시 해야 한다면 저는 분명 지쳐버렸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가장 하기 힘든 것부터 포기했습니다. 저는 PT 활용 수업을 잘 못합니다. 파워포인트 다루는 기술이 부족한 탓이 제일 크겠지만 아무리 깔끔하게 만든 PT 자료라도 수업 중 화면에 시선을 옮기는 것을 싫어합니다. 일반적으로 깔끔하게 구성된 PT는 수업의 집중도를 잡아주고, 여기에 교수자의 적절한 설명이 가미될 때 성공적인 수업을 이끕니다. 그래서 몇 차례 신경 써서 PT를 준비해서 수업을 시도해 보았는데 실패했습니다. 수업이 진행되는 내내 첫 번째 슬라이드만 띄워둔 채 저는 학생들만 보면서 진도를 계속 나가고 있더군요. 그래서 포기했습니다. 제 설명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수시로 눈 맞추며 이야기 걸어주는 상황을 즐기겠지만, 편하게 화면에 시선을 두고 귀만 열어놓고 싶은 학생에게는 언제 질문을 받을지 긴장을 풀 수 없는 수업이었을 것입니다.

셋째, 그래서 교수자의 색깔이 분명한 수업을 선택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편하고 잘하는 방식의 수업을 변함없이 학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여러분들이 대비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다양한 교수법이나 최신의 교육공학들이 교수자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굳이 자신 없는 것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교육상을 받은 사람의 태도로서 썩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지요. 그런데 학습자의 학습 취향이 다양한데, 교수자의 수업 취향도 다양한 것이 좋은 것이 아닐까요? 우리 과에는 다섯 분의 교수님이 계십니다. 사범대학에는 예순 분이 넘는 교수님들이 계시고요, 우리 학교의 모든 교수님, 강사님들을 다 포함하면 어마어마한 가짓수의 수업이 매 학기 펼쳐지는 것이겠지요. 학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수업에서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수업에서도 배우고 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취향부터 학생들마다 천차만별이니 차라리 모든 교수자는 자신의 수업 색깔을 분명히 하는 것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2022학년도 1학기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신없었던 조교수 생활 5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기도합니다. 축하받으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늘 저를 성장시켜주시는 주위 교수님들과, 매년 저에게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는 우리 학생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손금미 교육혁신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