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강원대교육상 수상 소감문(김영지)
- 작성자장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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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강원대교육상 수상 소감문
교양교육원 춘천교양교육센터 김영지
“결코 시간이 멈추어질 순 없다 yo~! 무엇을 망설이나! 되는 것은 단지 하나뿐인데.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 <환상 속에 그대>의 가사입니다. 30여 년 전 노래이지만 ‘지금-이 순간’이 지닌 유일한 가치를 강조하는 메시지는 제 삶의 지향점이자 교육 방식의 근간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실용성과 기술 중심의 교육이 강조되는 시대에 인문학은 위기를 맞았고, 지식의 연결자로서 교수자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교육철학자 존 듀이의 책을 접하였고, “교육은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아닌 삶 그 자체여야 한다.”는 통찰은 위의 노래 가사와 더불어 저의 교육 철학에 큰 전환점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나중’을 위한 지연된 지식보다 현재의 감각과 맞닿아 있는 배움이야말로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도록 이끕니다.
제 전공이기도 한 영미 희곡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삼일치 원칙을 바탕으로 ‘현재’의 가치를 강조합니다. 이야기의 시간·공간·행위가 하나로 집중될 때 극의 주제가 관객의 현재로 재탄생하듯, 수업 또한 당일의 몰입 자체가 중요한 역할을 해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생들이 ‘수업’(시간) 중 ‘강의실’(공간)에서 ‘배움’(행위)을 실현하고 있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먼 미래만을 좇으면 현재의 배움이 허상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배움의 순간에 몰입하는 작은 습관은 태도를 만들고, 태도는 궁극적으로 삶을 변화시키는 동력이 됩니다. 기록된 진리만을 전달하는 수업은 학생들이 자기 성찰을 통해 자발적 탐구를 실천하도록 이끄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학생들이 자기 안에 살아 있는 개별적 진리와 진실을 마주하고, 지금의 배움이 삶의 다음 장면과 어떤 서사적 연관성을 갖는지 스스로 발견하도록 독려합니다.
현재의 모든 순간이 미래와 이어져 있다는 믿음을 전달하기 위해 저는 교육 현장에서의 가르침에 온전히 몰입하는 태도를 실천합니다. 학기 말 학생들의 수업 평가서에는 ‘열정적인 교수님’이라는 표현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교수님도 저렇게 열심히 사시는데 나는 뭐라고 이렇게 사나”라는 농담 섞인 의견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관련 분야의 지식도 많이 배웠지만 무엇보다 수업에 임하는 교수님의 태도와 마음가짐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피드백은 교육자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생들의 시선이 닿는 자리에서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는 저의 현재는 그들의 미래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는 교수자의 태도는 학생들이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어떻게 현실로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교육상은 ‘지금’이라는 유일한 순간을 존중하며 살아온 태도에서 비롯된 소중한 결실입니다. 그러나 이 상은 저 혼자만의 성취가 아니며, 학생들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 온 교양교육원의 모든 교수님들과 행정 선생님들께서 함께 만들어 주신 결과물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동시에 제가 대표로 받게 된 것이 송구스럽기도 합니다. 이 상이 담고 있는 의미를 겸허히 되새기며, 환상이 아닌 실현의 장으로서의 수업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