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우수수업상 수상 소감문(김언자)
- 작성자김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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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수업상(원어강의-최우수상)
김언자(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춘천)
전혀 예기치 않은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무엇보다 그동안 원어 강의를 진행하신 다른 동료 교수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선다. 수상 배경에는 아마 프랑스어 강의라는 희소성을 고려하여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가 담겨있으리라 짐작한다.
엄밀히 말해 원어 강의라면 그 언어로 기본적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다른 한편 원어 강의는 해당 언어로 듣고 말해야 하는 환경에 학생들을 노출시킴으로써 자연스럽게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프랑스어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야 배우기 시작한 언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공 3-4 학년 학생이라도 원어 강의는 쉽지 않을뿐더러 원어 강의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내가 매 학기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어 강의를 개설하는 것은 원어 강의의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어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더라도 모든 강의가 원어 강의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이론의 이해나 지식의 습득이 주가 되는 강의는 원어 강의보다 모국어인 한국어 강의가 훨씬 효율적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면 원어 강의는 어떻게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언어에 대한 기본 지식이 어느 정도 축적된 3-4 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강의 내용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거나 어려운 이론 중심의 강의는 피하고 학생들의 직접적 참여가 많은 강의를 택한다. 둘째, 학습 목표는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설정하고 과도한 요구로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는다. 그 대신 배운 것은 외국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한다. 셋째, 수업 운영은 과제 중심으로 사전 학습과 복습에 많은 비중을 둔다. 매주 수업 목표를 세밀하게 정하고 텍스트나 과제를 미리 주어 충분히 수업 준비를 해오도록 하며, 배운 내용은 다음 시간에 프랑스어로 정리해 오도록 하여 내용 이해가 되었는지를 확인한다. 넷째, 평가는 일반강의에 비해 후하게 함으로써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보람을 느끼도록 한다. 다섯째, 시험은 프랑스어로 답안 작성을 하도록 한다. 텍스트가 있는 경우에는 광범한 주제의 예상 문제를 미리 주어 텍스트를 요약하고 모범 답안을 만들어 보게 함으로써 텍스트 구성 능력과 작문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꾀한다.
다시 새 학기가 되었다. 세계화의 흐름에 발 맞춰 원어 강의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이에 원어 강의를 개설하고자 하는 분들께 혹시 도움이 될까 싶어 몇 마디 적어보았다. 비록 시작은 미미해도 학생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학생과 교감할 수 있는 수업을 하고자 노력한다면 누구나 보람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